오늘은 호주에서 일자리 구하기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얼마전 포스팅에서도 이미 일자리에 관하여 적긴했지만 오늘은 좀 더 자세히 적어보자 한다.
뭐.. 그렇다 고 엄청난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일자리 구하던 일에 대해서 자세히 적어보겠다.
우선 처음 호주에 도착하고 한 달간은 일자리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3개월간 살 수 있는 돈을 가져갔었다. 풍족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대부분 호주에서 한 달 생활비를 1,000불 정도로 책정한다고 해서 나도 3,000불을 챙겨갔었다.
하지만 좀 줄여쓰면 1,000불 보다는 좀 적게 쓸 수도 있다. 나같은 경우에는 식비를 줄였다.
그래봤자 집세와 교통비 식비 말고는 돈 들 일이 없었으니까. 학비는 어짜피 한국에서 이미 다 지불하고 갔었다.
하지만 어디를 놀러다니거나, 새로운 무언가를 구입한다던가 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식비를 줄이기 위하여 Woolworth(한국의 대형 마트 같은 곳)에서 할인하는 품목으로만 구입을 했다.
빵은 넙적하고 크고 싼 빵이 있었는데.. 터키빵이라고 한다. 요걸 가장 많이 사먹었다. 잼을 두가지 사서 매일 바꿔서 발라먹기를 한 달.
지금도 이 때를 생각하면 딸기잼 맛과 무화과 잼 맛이 입에서난다. ㅠㅠ
그리고 집 근처에 야채와 과일을 싸게 파는 작은 가게가 있었다. 폭탄머리에 콧수염이 있는 아저씨가 주인인 가게였다.
물건의 질이 썩 좋지는 않았다. 과일은 거의 상하기 일보직전의 것들이 많았는데.. 3일 안에 먹으면 문제없었고 오히려 당도가 높아서 좋았다.
거기에서 자두를 자주 사먹었다. 그리고 필리핀과 호주의 물가가의 차이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품목은 "망고"였다.
필리핀에서 망고를 재래시장에서 사먹으면 한국 돈으로 거의 몇 백원도 안됐는데.. 호주에서는 하나에 3~4불을 했던 것 같다.
결국 망고를 호주에서는 거의 먹지 못했다. (하지만 말레이시아에서 지낼 때는 매일 아침마다 사먹어서 정말 행복했다.^^)
다행이도 같이 살았던 룸메 T양과 쉐어로 지내던 H언니가 한인레스토랑에서 일해서 식당에서 가져온 한국 음식들이 종종 있었는데
그것을 먹으면 행복해 하기도 했다.
다시 돌아가서.. 한 달간은 그럭저럭 지냈지만 2개월 째가 되니 슬슬 불안이 엄습해왔다.
친구와 '우리도 구해야 하는데..'라고 말을하던 중, 학원에서 같은 반 한국 학생이 공장에 일자리를 구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 학생과 친했던 다른 한국 아이들은 축하해주며 부럽다고 어떻게 공장 일자리를 구했냐며 물어보고 난리도 아니었다.
나는 쉬는 시간에 우리 반 학생 이야기를 해주러 내 친구 반으로 달려 갔다. 그런데 내 친구도 나를 찾고 있었다.
그 반에 있는 학생과 우리 반에 있던 학생이 서로 친구고 같이 같은 공장에 취직이 된 것이다.
우리는 그 학생들과 친하진 않았지만 정말 부러웠다.ㅠㅠ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퍼스에서 워킹생이 공장에 잡을 구했다는 것은 충분히 부러움을 받을 만한 일이었다. 시급도 좋고, 오지인 밑에서 일하고, 나중에 세금도 제대로 환급받을 수 있고..
다음날, 그 학생들은 학원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일 때문에 수업에 나오지 않았다.
다들 '나도 일자리 구해서 학원 못나왔으면 좋겠네..'라며 탄식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긴데..
정말 워킹생은 일자리가 없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보통 1년 지낼 요량으로 큰 포부를 안고 호주로 가는데 막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그 때, 학생 중 하나가 '그 공장에 자리가 났는데 조만간 구하고 앞으로 몇 달간 구하지 않을꺼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듣게 되었다.
나와 내친구는 그 말을 듣자마자 집에가서 이력서를 써서 그 다음날 학원을 빼먹고 공장으로 아침부터 달려갔다.
그리고 공장에 무작정 찾아가서 사무실이 어디냐고 물어보고 사무실에 가서 이력서를 냈다.
사무실에 있던 직원이 다른 이력서 폼을 주더니 그 폼에 다시 적으라 했다.
우리는 정말 정성스럽게 적어 다시 제출했다. 그랬더니 그 직원 언니가 요즘 사람들을 한 참 뽑고 있어서 운이 좋으면 우리가 여자이지만 연락이 갈꺼라 햇다. 우리는 그저 Thank you Thank you만 외쳐댔다.;;;;
하지만 그 다음날이 지나도 그 다음날이 지나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잡이라도 찾기 위하여 호주 잡사이트 gumtree를 뒤지기 시작했다.
고난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Point!!
1. 일자리를 구하기 전까지만이라도 어학원을 다니자.
-> 사실, 어학원에 안다녀도 상관은 없지만 어학원만큼 한국인들과의 교류를 편하게 할 수 있는 곳이 없다. 거기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 정보도 공유할 수 있고, 친구도 사귈 수 있고, 외국인 친구도 만들 수 있고, 이력서 작성을 도와주기도 한다. 만약 일자리를 구했는데 뭔가 미심쩍다면 학원 선생님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그러니 영어공부 필요없다고 처음부터 나홀로 일자리를 구할 생각을 하는 것보다 어학원을 다니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교회에 가서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많은데.. 나의 경우 크리스찬이 아닌데 가서 일자리 얻어보겠다고 가짜로 믿는 척하는건 도저히 체질에 맞지 않았다.
하지만 크리스찬이라면 교회에가서 도움 받는 것도 좋은 것 같다.
2. 싸다고 아무거나 사먹지 말자.
-> 이건 이야기를 들었는데 소세지가 너무 먹고 싶었던 가난한 워킹생이 싼 소세지를 마트에서 발견하고 사먹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강아지용 소세지였다고 하는 슬픈 이야기를 들었다.;; 진짜 생긴게 비슷해서 아무 생각 없으면 사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 조심해서 사먹길~
그리고 팀탐이 3개에 5불, 가끔은 4개에 5불해서 신나게 사서 막 먹다보면 몸무게가 한 달새 10kg까지 늘 수 있다. 내 주변에 이런 여자친구들은 정말 많았다.;; 그러니 싸고 달다고 막 사먹지 말자.
3. 일자리를 구하러 다닐 때는 혼자 다니는 것이 좋다.
-> 나는 운좋게 친구와 함께 같은 곳에 일자리르 구하긴 했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일자리를 구하러 다닐 때 다들 주변에서 따로 다니라고 충고했다. 한 명도 잘 안뽑는데 둘이 다니면 오히려 될 확률이 낮아진다고...ㅠ 슬프지만 각자 다녀라.
4. 부지런하게 지내라.
-> 호주는 여유로운 나라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그 여유를 절대 느낄 수 없다. 어디서 정보를 들었으면 당일 아님 그 다음날 아침이라도 움직여서 이력서를 제출하라. 며칠 후에 가야지~ 친구랑 스케줄 맞춰서 같이 가야지~ 등등 절대 미루지 마라. 무조건 부지런 떨어야 겨우 일자리를 구한다.
< 내가 사먹었던 군것질거리들..ㅠㅠ 정말 쳐묵거렸었구나 싶다.ㅠ 하지만 싸고 달았다..
그리고 이것은 사진을 찍어뒀던 것일 뿐 사실 훨씬 더 많은 종류를 먹었었다.>
공장에 이력서를 내고 그 다음날은 다시 학원에 갔다. 그리고 인터넷 어떤 블로그에서 발견한 퍼스 내 직업알선에이전시에 수업이 끝난 후 찾아가기로 했다. 정말 먼 곳에 있었다. 차가 있었다면 딱히 멀진 않은 거리인데.. 트레인을 타고 걸어서 가려니 정말 눈물이 났다.
햇빛은 내 온 몸을 내리쬐고 덥다 못해 타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현기증도 나고.. 호주는 어찌나 광활한지.. 건물도 띄엄띄엄..
거기다 가는 길에 사람이 걸어다니는 인도가 없어 차도로 걸어다녔다. 바람 한 점 없는 광활한 호주 땅에서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도착한 에이전시.
에이전시 건물은 정말 시원했다. 우리를 정말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이력서도 받아주고.. 트레인역까지 갈 수 있는 버스도 알려주었다.
다시 집에 돌아와서 방에 들어서자마자 주저 앉았다.
깜깜한 방에 아무 말도 없이 5분동안 친구와 나는 계속 멍하니 앉아있었다.
"야... 우리 이거 잘못 온거 아닐까?"
"..."
"우리가 늦은나이에 온건데.. 이게 잘못된 선택이라면..."
"그런건 아예 생각하지말자. 이미 온거잖아."
둘 다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리는 결국 퍼스말고 다른 지역이라도 알아보기로 했다.
호주 어느 곳이든 우리가 일 할 수 있는 알맞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면 가기로 했다.
우선 우리는 농장은 가지 않기로 했다. 둘 다 세컨비자에 대한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엄청나게 힘든 농장잡은 구하지 않기로 했다.
둘째로 절대 한국인이 주인인 곳은 가지않기로 했다. 우리가 한인가게에서 일한다면 호주에 온 의미가 전혀 없었다.
한국말을 계속 쓰게 될 것이고, 시급은 바닥이고.. 차라리 한국에서 직장을 계속 다니는게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절대 쳐다도 보지 않기로 했다.
gumtree라는 호주 잡사이트에서 호텔 하우스키핑잡과 바리스타잡, 공장잡을 중심으로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에 맞는 이력서를 작성했다. 한국에서 취업 이력서를 쓰는 것과 같다.
하우스키핑에 맞는 이력서, 바리스타에 맞는 이력서.. 이런 식으로 맞춤형 레주메를 작성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또 다시 학원을 빼먹고 ;;; 우선 시티중심으로 돌기로 했다.
시티에서 구할 수 있는 잡은 대표적으로 키친핸드, 서빙, 하우스키핑, 바리스타가 있다.
따라서 하우스키핑 이력서와 바리스타&서빙 이력서를 각각 20부씩 뽑아서 시티에 있는 모든 호텔과 레스토랑을 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너무 창피했다. 무조건 문 열고 들어가서 일자리 있냐고 물어보고 없다해도 이력서를 손에 쥐어주어야 한다는 이 부담감.
미추어버리겠는 상황이었다.
제일 처음 갔던 호텔 앞에서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친구와 서성거렸다. 둘이 깔깔거리며 웃으면서 "야 우리 뭐하는 짓이냐.." 라면서..
하지만 결국 들어갔고, 쭈뼜거리며 일자리가 있냐고 물어봤다.
돌아오는 질문은
"너네 호텔 하우스키핑 해본 적은 있니?"
그 순간 우리 둘 다 얼어서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왜냐면 해본 적이 없으니까.. 거짓말을 했어야 했는데 그것조차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놀란 상태였다.
"됐어. 그냥 돌아가."
"ㅠㅠ"
정말 비참했다. 내가 외국땅에서 무시까지 당하고.. 한달동안 빵먹으면서 버텼는데..
그런데 신기하게도 오기도 함께 생겼다. 여긴 외국이니까.. 뭐 어때.. 그리고 이 사람들이 날 기억하지도 못할 꺼고.. 나같이 일자리 구하는 외국인들이 얼마나 많겠어. 그러니까 우선 다 부딪쳐보자. 쪽팔리면 어때? 까짓꺼..
Point!!
1. 맞춤형 이력서를 작성하자.
-> 약간의 조작 이력이라도 좋다. 어짜피 한국 이력은 잘 보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구색은 맞춰야 하니까..
예를 들어 키친핸드잡이라면 한국 레스토랑에서 알바했고, 키친핸드도 했고, 외국 체인점 레스토랑에서도 일해봤다 등등..
그 일에 관련된 경력을 조금 부풀려서 적으면 된다.
2. 여자가 많이 하는 잡
-> 키친핸드: 레스토랑 주방에서 설겆이 하는 일.
하우스키핑: 호텔룸을 청소하는 일.
베이비시터/내니: 아기 돌봐주는 일. (운전할 수 있는 사람을 대부분 뽑고, 여자만 가능한 잡)
마사지: 고객 수에 따라 돈을 받고, 시급이 높다. 하지만 이상한(?) 19금 마사지 샵도 간혹 있으니 잘 판단해서 일하자.
정말 제대로된 마사지 샵은 다양한 사람들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고객이 오는데 이상한 곳은 남자만 올것이다.;;
아마 들어가면 분위기로도 알 수 있을 듯..
3. 이력서를 뽑을 프린터기가 없다면?
-> 나 또한 프린터기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시티에 있는 백팩커에서 뽑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백팩커는 대부분 여러나라에서온 워킹생들이 있어서 프린터를 대부분 가지고 있다. 한 장에 1cent씩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번 뽑을 때 미리 많이 뽑아놓는것도 좋다.
4. 철판을 깔자.
-> 외국이다. 그리고 나는 외국인이다. 그러니까 나를 아는 사람도, 또 내 얼굴을 기억할 사람도 거의없다.
그러니 철판깔고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자. 그렇다고 진상을 부리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 정도로 나는 인지도가 없는 사람이니 철판깔고 창피해하지 말고 무작정 들어가서 이력서를 두손에 쥐어주고 나오자.
미소는 뽀나~스로 주고 나오자.^^
하루종일 호텔, 레스토랑, 커피숍을 돌고 긴장한채로 쪽팔림을 무릅쓰고 싸돌아다녔더니 온몸이 쑤셨다.
진짜 웃긴게 처음이 정말 힘들지 점점 다닐 수록 창피함도 없어지고 나중에는 미소와 꼭 일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내 자신이 바뀌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우리는 다시 gumtree 사이트를 살펴보았다.
보니 백팩커, 키친핸드, 베이비시터, 공장 등 다양한 잡들이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거리는 집에서 꽤 먼 곳들이었다.
우리처럼 차가 없는 사람들은 정말 하루에 2곳 다녀오면 해가 저물 정도의 거리였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2곳씩 다녀오기로 했다.
베이비시터는 우선 패스했다. 왜냐면 베이비시터는 차를 몰 줄 알아야 한다고 대부분 쓰여져 있었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포장하는 잡이 올라와 있었는데 우리는 그 곳에 가기로 했다.
구글로 검색을 했는데 굉장히 생뚱맞아 보이는 곳에 있었고, 교통편도 잘 몰라 우선 그 지역으로 가는 버스 아무거나 타고
내려서 아이폰 구글맵으로 찾아다니기로 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모자와 물을 챙겼다.
그리고 버스를 한 번 갈아타고 다시 갔다. 한 한시간쯤 됐을까.. 구글 맵으로 검색하니 그 다음 정류장은 공장과 더 먼 곳이라는 것을 깨닫고 후다닥 내렸다.
난 어디인가.. 여기는 뭐하는 곳인가.. 주택들이 있을 뿐.. 공장 따위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하지만 구글맵은 있다고 했다.;; 그래서 계속 아이폰만 들여다보며 따라갔다.
거의 근처까지 왔지만 공장따위는 안보였다.
그렇게 뙤양볕을 돌아다니길 40분... 구글맵이 가리키는 장소를 정확하게 찾았는데.. 그냥 작은 가게였다.
뭐야!!! 나 지금 당한거야!!!!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거의 두시간을 헤매고 다녔는데.. 허ㅏㅁ;ㅓ랑;머라ㅣ으마히;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게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가니 쵸콜렛을 파는 가게였다. 가게 점원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혹시 여기 공장이 근처에 있나요?"
"여기가 공장이에요.^^"
"네??"
가게 안쪽에 작은 쵸콜렛 공장이 달려있다고 했다. 그럼!!! 그럼!! 우리가 제대로 찾은거야!!!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ㅠㅠ 반갑기도 하고 사이트에 쵸콜렛 공장이라고 적어주지도 않았던 주인이 야속하기도 하고..ㅠ
우리는 그 친절한 점원에게 사이트에서 보고 왔다고 했더니 우리의 이력서를 받아주었다.
그리고 꼭 주인에게 전달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찾아갔던 공장.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니 까마득했다. 우리는 다시 같은길을 걸어 버스를 두번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사실 두 곳을 갈 예정이었는데.. 이렇게 다녀오니 다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ㅠㅠ
이런식으로 찾아다닌 곳은 약 5곳.
하지만 연락이 온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시티에서 돌렸던 곳에서도 연락 한 번 없었고.. 에이전시에서도 연락이 없었다.
그렇게 9일이 지났다.
마음이 점점 조급해져만 갔고.. 우리는 퍼스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겠다고 생각했다.
같이 렌트한 다른 친구에게 만약 2월 말까지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면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고 미리 말도 해두었다.
지금 글로 이렇게 써서 그렇지 이걸 겪어 내는 동안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다음날..
까만 얼굴과 까만 다크서클.. 푹들어간 눈.. 초점잃은 눈으로 아침을 먹고 다시 잡을 구하러 다니기 위해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 때!!!!!!!!
친구의 전화기가 울렸다. 그리고 전화를 받는 친구의 눈이 점점 커지고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전화를 끊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꺅!!!!!!!!!!!!!!!!!!!!!!!!!!!!!!!!!!!! 야!!!! 우리 일자리 생겼어!!!!!! 너랑 같이 오래!!!!!!!!!!!!!!!!!"
"어디?"
"고기공장.. 맨 처음에 우리가 넣었던 그 공장!"
"꺅!!!!!!!!!!!!!!!!!!!!!!!!!!!!!"
춤이 절로 나왔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동안 서러웠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정말 이게 바로 행복이구나.. 믿지도 않는 신들에게 감사를 외치고...
거기다 친구와 같이 일하게 되다니!!! 정말 우리는 운이 좋았다.
공장에서 준비해오라는 장화를 사러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같이 학원을 다니던 동생들에게 밥도 샀다.
거기다 그동안 비싸서 먹지 못했던.. 그리고 사치라고 생각되어서 먹지 않았던 음식들을 샀다.
드디어 제대로 된 호주 워킹 홀리데이가 시작된 것이다.
<그동안 사치라고 여겨서 사먹지 못했던 것들..ㅠㅠ 지금 생각하면 이깟거 얼마 하지도 않았었는데..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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